우리 학생들은 왜 공부를 할까? 공부를 하게 하는 동기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적동기이고 하나는 외적동기이다. 공부의 지속성을 유지하게 하는 동기는 바로 내적동기이다. 내적동기는 시험이 목적이 아닌 학습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하기 때문에 평생 학습을 가능케 한다. 반면에 보상 등에 기인하는 외적 동기는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학습의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현재의 대입을 위한 공부가 딱 그 꼴이다. 대입이 끝나는 순간 고3 교실은 일명 멍멍이판이 된다. 하루종일 스마트폰, 영화, 보드게임, 누워서 낮잠 등에 더 이상의 수업진행은 불가능하다. 물론 그간 힘들게 공부한 아이들 ‘잠시 쉬면 어떻냐’ 라는 의견도 있다. 쉼에 대하여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입이든 취업이든 외적 동기에 기인한 학습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고등학생의 최고의 외적 동기는 바로 ‘대입’이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은 이처럼 대학에 목을 맬까? 사실 대학에 목을 매는건 학생들이 아니다. 바로 학부모들이다. 왜 학부모들은 자녀의 대학 진학을 이토록 간절히 바라는 것일까? 그건 바로 학습효과 때문이다. 1960년대 일제 강점기와 남북전쟁 등으로 국민의 대다수는 빈민이었다. 그리고 신분 상승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및 상위 직업군들이 정말 많이 비어있었다. 그래서 공부만 조금 하면 상위 10%, 20%의 진입이 매우 쉬운 시절이 있었다. 즉 공부 좀 잘한 옆집 개똥이가 공부를 좀 하더니 자기 윗자리로 오는 경우가 꽤 많았던 것이다. 공부 = 신분 상승이 일종의 공식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같은 경험의 학습은 현재의 엄청난 사교육 시장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우리나라의 소득이 늘면서 돈이 많은 사람 뿐만 아니라 노후 준비가 안되있는 사람들까지도 사교육에 일명 ‘몰빵’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도 공부를 열심히만 하면 신분 상승이 가능한 시대일까? 그렇지 않다. 지금은 공부 = 신분 상승이 아니라 부모의 경험 + 자산이 신분인 시대이다. 변호사를 하더라도 부모님이 법조인 출신이냐, 아니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시대이다. 심지어 식자재 유통을 하더라도 새롭게 판로를 뚫기란 매우 어렵다. 몇 세대에 걸친 경험과 자산이 축적이 되어서 한 세대의 노력으로 이를 뒤집기 어려워진 시대에 살고 있다. 실제 상위권 대학일수록 진학자 중 고소득자의 비율이 높은 것을 보면 학업 영역에서조차 역전이 어려워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정승익)’이란 책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일명 상위권 대학(‘서성한중경외시이’)의 입학정원은 전체 대학을 100이라고 볼 때 7~8에 불과하다고 한다. 7자리를 100명이 가지려 하니 경쟁이 과열되고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부에 재능이 없는 친구들은 빠르게 적성에 맞는 능력을 키워 남들보다 경험을 축적시켜 놓는 것이 낫다. 그리고 과하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금융자산으로 축적하였다가 가족들의 노후 혹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쓰는 것이 훨씬 낫다.
학부모들이 학원의 호구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는 바로 고3 대입결과가 발표난 시점이다. 수많은 사교육비를 쏟아낸 결과가 이정도였다는 것을 실망한 학부모는 후회하지만 결과는 어쩔 수 없다. 사교육비는 이미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이기 때문이다. 해당비용을 다시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 이들은 ‘공부를 하지 말란 소리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교육에 너무 많은 돈을 써서 비효율적이란 이야기지, 공부가 등한시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동시장의 질과 인간 개발능력이 모두 교육에서 온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란 가만히 앉아서 하는 학습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개발을 위한 모든 영역이 포함된다. 아이가 머리가 나쁘다고 포기하고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찾아서 직업 교육을 하고 경험을 쌓아 사회 구성원이 되게 하는 것이다. 100개중 7자리밖에 없는 자리로 박터지게 싸우지 말고 각자가 잘하고자 하는걸 키워주면 된다. 그렇게 하여 엄청난 사교육비가 금융자산으로 축적되게 되면 우리 학생들의 미래도, 우리나라의 미래도 점진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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