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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주식정보

우리학교 주식투자 동아리 이야기

by 우재아빠 202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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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주식투자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이번에 <<고교 선생님의 특별한 금융경제 수업>>이라는 책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우리학교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로 작년에 인서울 주요대학을 30여명 보냈습니다.

일반 고등학교랑 별반 다를바가 없습니다. 연말 대학이 발표되면 학교는 늘상 그렇듯 상위권 합격자들을 적극 홍보합니다. 중하위 대학들에 대한 홍보는 학교 알리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2학년 친구 한명이 학교를 자퇴하였습니다. 자퇴로 인해 아쉬움을 가지는 학생은 두 부류가 있습니다.

한 부류는 관계가 친했던 친구들입니다. 친구가 그만두니.. 친구관계가 학교생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친구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부류는 한명의 자퇴로 1등급 학생의 숫자가 줄어들까 염려하는 상위권 학생들입니다.(정말입니다.)

다소 차가운 현실을 이야기하자면 이전 수능 체제와는 다르게 현재의 내신위주의 고등학교 입시 체계는 정말 비인간적입니다. 수능은 전국의 학생들이 경쟁대상이지만 내신은 바로 같은 학년 내 옆자리 친구가 시험 경쟁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전교생이 100명이라면 4명만 1등급에 해당이 되고 11등까지 2등급에 해당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입시 경쟁에서 낙오된 친구들은 대다수 무기력합니다. 휴대폰 게임과 유투브 쇼츠로 하루를 나기도 합니다.(저희학교는 쉬는시간 휴대폰 사용을 허용합니다)

때로 복도를 지나가며 교실을 힐끗 봅니다. 그럴때면 수업중 절반 이상이 자고 있는 경우를 자주 목격합니다. 아마도 부모님들은 우리 자녀가 열심히 공부를 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할 듯 합니다. 그러나 학습된 무기력은 정말 사람을 쳐지게 만듭니다. 이미 1학년때 중하위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역전이 쉽지 않습니다. 내신으로 대학을 가는 수시 체계에서는 1학년의 성적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역전이 가능한 수능과 달리)

 

1점 차이로 2등급이 되는 친구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미 학습을 포기해버린 친구들은 시험을 받자마자 1분만에 답지마킹을 마무리하고 엎드려 버립니다. 찍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인적사항만 마킹하고 자는 친구들도 꽤 많습니다.

저는 국영수 공부가 누군가에겐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교사입니다^^;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차라리 우리 친구들이 금융을 알고 돈을 다룰 줄 아는 방법들을 일찍부터 배워나간다면, 돈이 돈을 버는 방법들을 일찍부터 깨달을 수 있다면.. 향후 학력과 그로인한 소득격차를 메울 수 있고 또 역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기력한 친구들을 깨워서 동아리로 불러옵니다. 학생들과 제가 공부한 금융지식을 가르치고.. 주식을 가르치고.. 채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들 금융문맹이라 가르치는게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예금과 적금을 구분못하는 학생들도 있으니까요.

(참고로 같이 책을 집필한 여학생은 그중에 에이스 입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깨닫는 친구들은 이미 제가 집필한 책을 직접 사서 읽고 있더군요.. 평소에는 수업시간에 교과서도 피지 않는 학생이라 최근 깜짝 놀랐습니다..^^ 현재 약 20여명의 학생들과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생각중입니다.

밤이 늦어 다음번에 저희 동아리 이야기를 더 올려보도록 할게요.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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